머리를 감고 바로 보이는 두피와 말린 후 보이는 두피가 다른 이유는 뭘까?
머리를 감고 거울을 보다가 갑자기 놀라는 분들이 있습니다.
“머리 감고 나니까 정수리가 이렇게 많이 보였었나?”
“젖었을 때는 두피가 너무 훤한데, 말리고 나면 또 괜찮아 보여요.”
특히 평소 정수리나 가르마가 신경 쓰였던 분들은 젖은 머리를 보고 갑자기 탈모가 심해진 것은 아닌지 걱정하기도 합니다.
두피 상담을 하다 보면 저도 이런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하지만 저는 머리를 감고 바로 보이는 두피만 보고 모발이 줄었다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젖은 모발과 완전히 말린 모발은 머리카락이 모이는 방식과 뿌리의 볼륨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사람의 같은 날 두피라도 보이는 모습이 상당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1. 머리가 젖으면 여러 가닥이 한 덩어리처럼 붙습니다
샴푸 후 머리카락을 보면 한 올 한 올 떨어져 있기보다 몇 가닥씩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느낌만은 아닙니다.
물이 모발을 서로 붙게 만듭니다
젖은 섬유 사이에서는 물의 표면장력과 모세관력이 작용하면서 가까운 가닥들이 서로 뭉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실제로 젖은 머리카락이 여러 다발로 뭉치는 현상을 연구한 논문에서는 모세관력과 모발의 탄성 사이의 작용으로 젖은 머리카락이 서로 모여 다발을 형성한다고 설명합니다.
평소에는 20가닥의 머리카락이 넓게 퍼져 두피를 덮고 있었다면, 젖은 상태에서는 여러 가닥이 몇 개의 다발로 모이게 됩니다.
그 사이에 빈 공간이 생기면서 두피가 훨씬 넓게 드러나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젖은 머리를 보고 바로 숱이 줄었다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2. 정수리는 젖었을 때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집니다
특히 정수리는 머리가 젖었을 때 두피 노출이 더 크게 보이는 부위입니다.
정수리에는 원래 모발이 여러 방향으로 퍼지는 모류가 있습니다.
여기에 물까지 묻으면 머리카락이 몇 갈래로 뭉치면서 정수리 중심 부분이 더 크게 열려 보일 수 있습니다.
1) 모발이 가는 경우
모발이 가는 분들은 한 가닥이 두피를 가려주는 면적이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젖어서 모발이 붙게 되면 두피가 더 쉽게 드러나 보일 수 있습니다.
2) 정수리 모류가 강한 경우
소용돌이를 중심으로 머리가 여러 방향으로 갈라지는 사람은 젖었을 때 그 갈라짐이 더 선명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3) 머리카락이 긴 경우
긴 머리는 물을 머금으면 무게가 증가하면서 뿌리가 아래로 눌립니다.
평소 정수리 볼륨이 있던 분도 머리를 감은 직후에는 훨씬 납작해 보일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가 겹치면 실제 숱의 변화가 없어도 정수리가 상당히 비어 보일 수 있습니다.
3. 머리를 말리면 왜 다시 두피가 덜 보일까요?
머리가 마르면서 가장 크게 달라지는 것은 모발의 분리와 뿌리 볼륨입니다.
1) 붙어 있던 머리카락이 다시 분리됩니다
물이 마르면 젖은 상태에서 서로 붙어 있던 모발이 조금씩 떨어집니다.
모발 한 올 한 올이 넓게 퍼지면서 두피를 가리는 면적도 다시 커집니다.
2) 뿌리가 올라옵니다
드라이하면서 뿌리를 들어 말리면 두피에 붙어 있던 모발이 일어납니다.
특히 정수리는 뿌리 방향을 조금만 바꿔도 두피가 보이는 정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3) 머리 사이에 공간이 생깁니다
완전히 말린 머리는 젖은 머리처럼 한쪽으로 뭉쳐 있지 않습니다.
모발 사이사이에 공기층이 생기면서 전체적인 볼륨이 커지고 시각적으로 숱이 많아 보입니다.
그래서 샴푸 직후의 정수리와 드라이를 끝낸 정수리는 같은 밀도를 가지고 있어도 전혀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4. 저는 두피 상담을 할 때 젖은 머리만 보지 않습니다
고객분이
“샴푸하고 나면 머리가 너무 많이 비어 보여요.”
라고 말씀하시면 저는 한 가지 상태만 보지 않습니다.
1) 먼저 완전히 말린 상태를 봅니다
평소 생활할 때 실제로 보이는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정수리 볼륨을 억지로 세우지 않은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전체 밀도를 확인합니다.
2) 모발을 여러 방향으로 움직여봅니다
가르마를 반대로 넘겨보고 정수리 모류도 살펴봅니다.
특정 방향에서만 유난히 두피가 많이 보이는지 확인합니다.
3) 모발 한 가닥의 굵기도 봅니다
두피가 많이 보인다고 해서 반드시 모발 개수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모발 굵기가 가늘어져도 전체적으로 두피가 더 쉽게 비쳐 보일 수 있습니다.
패턴 탈모를 평가할 때도 단순히 두피 노출 면적만 보는 것이 아니라 모발 굵기의 다양성과 가는 모발의 증가 등을 함께 확인합니다.
5. 샴푸 직후 사진으로 전후 비교를 하면 안 되는 이유
정수리 상태가 걱정되어 사진을 남기는 것은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사진을 찍는 조건이 매번 다르면 오히려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이런 사진은 정확한 비교가 어렵습니다
- 한 사진은 젖은 상태이고 다른 사진은 완전히 말린 상태
- 한 번은 강한 천장 조명 아래에서 촬영
- 다른 사진은 창가 자연광에서 촬영
- 가르마 방향이 다른 상태
- 정수리 볼륨을 세운 날과 눌린 날을 비교
이렇게 촬영하면 실제 모발 변화보다 촬영 환경의 차이가 더 크게 보일 수 있습니다.
저는 정수리를 비교하려면 가능하면
완전히 말린 상태 + 같은 가르마 + 같은 장소 + 비슷한 조명 + 비슷한 각도
로 찍는 것을 권합니다.
트리코스코피 연구에서도 두피와 모발을 평가할 때 조명, 모발 색, 피부색, 샴푸 습관 등의 조건이 관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모발과 피부의 색 대비가 두피 관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이 확인됐습니다.
6. 젖었을 때 보이는 두피가 의미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젖은 상태를 전혀 볼 필요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머리가 젖어 있으면 모발이 모여 있기 때문에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던 두피를 확인하기 쉬울 때도 있습니다.
저는 이런 부분을 함께 봅니다
- 정수리 한쪽만 유난히 비어 보이는지
- 전체적으로 모발 굵기가 비슷한지
- 정수리에 유난히 가늘고 짧은 모발이 많이 보이는지
- 두피에 붉음이나 각질 같은 변화가 있는지
- 과거보다 실제 노출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지
즉, 젖은 상태는 하나의 참고 모습으로 보고 완전히 마른 상태와 같이 비교하는 것이 좋습니다.
7. 젖은 머리에서는 심해 보이는데 말리면 괜찮다면?
제가 현장에서 많이 보는 경우입니다.
샴푸 직후에는 정수리와 가르마가 훤해 보이지만 드라이를 하고 나면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우선 젖은 모발의 뭉침과 볼륨 저하가 시각적인 차이를 크게 만들고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특히 원래 모발이 가늘거나 직모이면서 뿌리가 잘 눕는 분에게서 이런 차이가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전과 비교한 변화입니다
작년에도 머리를 감으면 비슷하게 보였고 지금도 마른 상태에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면 한 번의 젖은 머리 사진만으로 판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반대로 예전과 비교해
정수리 노출이 계속 넓어지고,
마른 상태에서도 가르마가 넓어지고,
주변 모발이 점점 가늘어지고 있다면
단순히 머리가 젖어서 생긴 현상과는 다르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8. 드라이 방법만 바꿔도 정수리가 달라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수리 상담을 하다 보면 실제 모발 양뿐 아니라 말리는 방법 때문에 두피가 더 많이 보이는 분도 있습니다.
1) 항상 위에서 아래로 눌러 말리는 경우
정수리 모발이 두피에 그대로 붙으면서 가르마가 넓어 보일 수 있습니다.
2) 평소 가르마 방향 그대로만 말리는 경우
모류가 한쪽으로 계속 눕기 때문에 특정 부분이 더 벌어져 보일 수 있습니다.
3) 정수리를 완전히 말리지 않는 경우
머리는 다 말랐다고 생각해도 뿌리에 습기가 남아 있으면 모발이 붙어 있어 볼륨이 충분히 살아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는 정수리 볼륨이 부족한 고객에게 뿌리부터 충분히 말린 뒤 평소 가르마의 반대 방향으로 한 번 들어 말려보는 방법을 알려드리기도 합니다.
그것만으로도 정수리가 보이는 느낌이 달라지는 분들이 있습니다.
9. 제가 정수리 상담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
머리를 감은 직후 두피가 많이 보이는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저는 몇 가지를 함께 봅니다.
1) 완전히 말린 뒤에도 같은 정도로 보이는가
2) 예전 사진과 비교해 실제 노출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가
3) 모발 굵기가 이전보다 가늘어지고 있는가
4) 후두부에 비해 정수리 모발이 유난히 가늘어진 것은 아닌가
5) 가르마와 드라이 방향을 바꿔도 같은 부분이 계속 넓게 보이는가
특히 여성형·남성형 패턴 탈모에서는 모낭의 미니어처화로 인해 굵은 모발과 가는 모발이 섞이는 굵기 다양성 증가가 중요한 관찰 특징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저는 두피가 얼마나 많이 보이는지만 확인하지 않고 그 두피 위에서 자라는 머리카락 자체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함께 봅니다.
10. 자주 묻는 질문
Q1. 머리를 감으면 정수리가 훤하게 보이는데 탈모인가요?
젖은 머리는 여러 가닥이 서로 뭉치고 뿌리가 두피에 눌리기 때문에 마른 상태보다 두피가 훨씬 많이 보일 수 있습니다. 젖었을 때 보인다는 사실만으로 탈모를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젖은 모발이 다발을 형성하는 데 모세관력이 작용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Q2. 머리를 말린 후에는 괜찮아 보이면 걱정하지 않아도 되나요?
마른 상태에서 모발 밀도와 굵기가 유지되고 이전과 비교해 특별한 변화가 없다면 젖은 상태에서의 노출 차이가 크게 보이는 경우일 수 있습니다. 다만 몇 달에 걸쳐 마른 상태에서도 가르마가 넓어지거나 모발이 가늘어지는 변화가 있는지는 함께 보는 것이 좋습니다.
Q3. 정수리 사진은 젖은 상태와 마른 상태 중 언제 찍는 것이 좋나요?
변화를 비교하려는 목적이라면 완전히 말린 상태에서 같은 조명과 같은 가르마, 같은 각도로 촬영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조건을 일정하게 해야 이전 사진과 비교하기가 훨씬 쉽습니다.
Q4. 머리를 말렸는데도 정수리가 계속 많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정수리 모류, 모발 굵기, 전체 밀도, 가르마 방향, 뿌리 볼륨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모습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주변 모발의 굵기와 이전 상태를 같이 비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머리를 감고 바로 본 정수리와 완전히 말린 후의 정수리가 다른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젖은 머리는 여러 가닥이 서로 뭉치면서 두피 사이의 빈 공간이 크게 보이고, 뿌리까지 눌리기 때문에 실제보다 숱이 적어 보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완전히 말리고 모발이 다시 퍼지면 한 올 한 올이 두피를 덮으면서 정수리의 인상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저는 고객이
“머리 감고 나니까 두피가 너무 많이 보여요.”
라고 말씀하시면 그 모습 하나만 보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완전히 말린 상태를 다시 보고,
정수리 모류를 보고,
모발 굵기를 보고,
예전과 실제 변화가 있는지도 함께 확인합니다.
젖었을 때 얼마나 두피가 보이는가보다, 같은 조건의 마른 머리에서 모발의 굵기와 밀도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보는 것.
제가 정수리와 두피를 상담할 때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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